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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접근하는 방법은 흔히 거시적 방법과 미시적 방법으로 이야기할 수 있겠다. 처음 역사를 접하는 이들이라면 거시적 방법을 통해,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쭉 훑어감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알게 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역사를 접근하게 될 때, 역사의 전체적인 틀, 큰 그림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보다 더 재미난 방법은 아무래도 미시적인 접근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접근하게 될 때, 큰 틀 안에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되고, 어떤 흥미진진한 사건이나 현상을 발견하게 되기에 그렇다. 그렇기에 어쩌면 거시적인 접근에 비해 더 많은 재미를 허락할 수도 있겠다. 마치 산을 멀리서 보게 되면, 그 산의 전체적인 형태와 풍광을 보게 되고 전체적 그림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가까이에서 산을 만나면, 그 산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무들 가운데는 곧게 뻗은 나무도 있을 것이고, 굽은 나무, 힘겹게 투쟁하는 나무, 다른 나무와 하나 된 연리지, 풍랑에 넘어졌지만 그 상태에서 다시 위로 꺾어져 살아나는 나무, 이젠 죽었지만 자신을 이끼나 넝쿨 등에게 내어준 고목 등 다양한 모습들을 하나하나 감상할 수 있겠다. 뿐인가 숲이 공급하는 신선한 공기도 마음껏 누릴 수 있고, 숲을 이루는 수많은 것들을 직접 체험함으로 더 다양한 재미를 누릴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 이처럼 미시사로 조선시대의 역사를 접근한 책이 있다. 『실록에서 찾아낸 조선의 민낯』이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하길 우리는 역사를 접근할 때, 사람이 아닌 사건을 먼저 봤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 역사를 움직인 이는 모두 사람이었기에 저자는 사람에 관심을 기울이며 접근한다. 첫 번째 단원인 <실록에서 찾아낸 역사의 진짜 주인공>이 가장 이런 접근에 가까운 부분이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흥미롭고 재미나다. 때론 우리가 정설로 알고 있는 내용을 뒤집어엎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다. 오히려 역사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뒤집어 읽는 역사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접근과 해석을 통해, 우린 더욱 풍성한 역사를 갖게 되기도 한다. 획일화된 역사는 역사를 빈약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역사를 빈약하게 만들려는 이들이 있으니 참 가슴 아프다. 어쨌든 이러한 다양한 접근과 해석으로 읽어가는 역사가 참 맛깔 난다. 조선시대에도 컨닝을 했을까? 답은 예. 컨닝도 최첨단 기법을 동원했음을 알고 혀를 내두르게 된다. 뿐 아니라, 조선 말기에는 과거시험에서 선착순 아닌 선착순으로 시험 합격자가 정해졌음도 흥미롭다. 조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대화들을 기록해 나갔던 사관들이 사극에서 보는 것처럼 앉아서가 아닌 원래는 바닥에 엎드려 기록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그들이 앉아서(양반다리가 아니라 무릎을 꿇고 앉았다고 한다.) 역사를 기록하게 된 것은 사관들의 투쟁으로 인해 조선왕조 100년의 세월이 흘러서야 얻어낸 일이었다 한다. 이뿐 아니라, 참 재미난 일들이 가득하다. 자신의 자식은 젖을 먹지 못해 굶어죽기까지 할지라도 왕자에게 젖을 먹일 수 있는 일을 로또 당첨처럼 여겼던 배경이 무엇인지. 정부 차원에서 물소의 뿔을 밀수까지 감행하였던 이유가 무엇인지. 왕에게 간신이 다섯 명만 있으면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여기의 간신이 무엇인지도^^). 술을 입에 대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금주법까지 제정하려 했던 왕이 있었고, 또 반대로 담배예찬론자였던 왕도 있었음도 알게 된다. 이처럼 이 책은 다양한 인물, 주제, 현상 등에 대해 미시적으로 역사를 접근하며 풀어주는데, 하나하나가 참 재미날뿐더러 역사적 교양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때론 역사를 바라보는 통찰력도 전해준다. 제목 그대로 조선의 민낯을 볼 수 있는 재미난 역사책이다. 조선시대 뿐 아니라, 그 이전 시대의 역사 가운데서 발견되는 이런 민낯들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책이다.
조선을 만나는 또 다른 시선
실록은 그날의 주인공을 알고 있다

세종, 정조, 광해군, 연산군 등 조선을 뒤흔들었던 왕들의 이야기가 연일 TV와 영화, 책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궁중 비화뿐만이 아니다. 특이한 제도, 유행한 문화, 색다른 직업 등 아직 알려지지 않은 조선의 숨겨진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가령, 역사 드라마 [화정]의 주인공 광해군은 정말 폭군이었을까? 조선 시대에도 컨닝이 있었다던데 진짜일까? 만석꾼 재벌 노비가 실제로 있었을까? 이 모든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건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에 걸친 472년간의 기록 조선왕조실록 이 있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조선의 기록 조선왕조실록 곳곳에는 백성들이 사는 거리의 풍경에서부터 외교관계, 그리고 왕의 사생활까지 낱낱이 소개되어 있다. 그래서 그 기록들을 샅샅이 파헤쳐 분석하다 보면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과 같은 굵직한 사건부터 태조, 영조, 정조, 정도전, 정약용, 안용복 등 인물들의 새로운 면모를 하나하나 재발견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실록에서 찾아낸 조선의 민낯 은 자칫하면 스쳐지나갈 수 있는 사소한 사건과 장면들을 기록에서 찾아내 조선왕조 500년을 이끈 또 다른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는 역사서이다.


저자의 말
1부 실록에서 찾아낸 역사의 진짜 주인공
정조가 17년간 사랑한 남자, 정약용
그는 어떻게 일등공신이 되었나, 원균
상소를 가장 많이 올린 벼슬살이의 달인, 정태화
새로운 왕조를 꿈꾼 비운의 혁명가, 정도전
역신이 된 조선을 사랑한 스파이, 강홍립
북벌의 꿈에 숨겨진 명분은 무엇인가, 효종

2부 실록에서 찾아낸 싸움의 뒷이야기
독도 지킴이 안용복과 10인의용사
최종병기 활 편전, 무소의 뿔을 독점하라
조선의 운명을 건 왕실의 족보 전쟁
최강 사병집단, 이성계의 히든카드 가별초
민란은 생존을 위한 투쟁인가, 반역인가

3부 실록에서 찾아낸 조선왕조의 유별난 제도
조선시대에도 논술 시험이 있었다
왕에게 돌직구를 던져야 하는 직업이 있다
사관, 바닥에 엎드려 역사를 기록하다
오직 독서를 위한 휴가가 있었다
진짜 양반과 가짜 양반을 구별하는 법
재테크에 눈뜬 노비, 재벌 노비의 탄생

4부 실록에서 찾아낸 우리가 몰랐던 조선
위대한 군주, 그러나 슬픈 아버지
사약은 형벌인가, 임금의 은혜인가
과거시험장의 다양한 부정행위
왕자는 누구의 젖을 먹고 자랐는가
권력 유지를 위한 영조의 장수 비결
담배 피울 것인가, 끊을 것인가
한양 거리에 나타난 이야기꾼 전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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