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로만 구성된 핵가족이 보편화된 요즘 세상에서는 거의 볼 수 없게 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사랑이 물씬 풍기며, 대를 이어 무언가를 전수한다는 것이 영 낯설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렇게 대를 이어 물건을 전달하는 것은 좋은 풍습인 것 같다. 나도 이다음에 늙으면 나만의 소중한 물건을 내 아이들에게 남겨야겠다. 할머니를 잃고 홀로 되신 할아버지가 아이 집에 살러 오게 되면서 아이의 생활은 즐거워진다. 할아버지는 마당 구석구석에 꽃을 심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에도 길에까지 아이 마중을 나온다. 아이가 심심하다고 할 때에는 자전거 뒤에 태우고 공원을 돌아보기도 하고, 함께 그림책을 읽기도 한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실 때 할아버지는 안경을 끼신다. 칠도 벗겨지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