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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기의 낙화를 학교 다닐 때에 낭송한 적이 있다. 나의 애송시라 할 만 했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교수님 말씀하시길 "하나도 안 들린다" 내 목소리는 너무 작았다. 나름 분위기 있게 한다고 한 결과가 그렇다니.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러나 하나도 안 들린다는 말은 내게 너무 크게 다가왔고 그 후로 나는 낭송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마이크가 없는 곳에서는 발표도 잘 하지 않았다.내가 발표를 다시 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지금도 나는 어딘가의 앞에 서라고 하면 떨린다. 물론, 내게 어딘가의 앞에 설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지만.[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는 그런 내게 낭송을 하고 싶게끔 만드는 시들로 모여 있다. 녹음기가 있다면, 직접 녹음을 하고 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내 구닥다리 핸드폰은 녹음용량도 작고 녹음음질도 좋지 않다. 심지어, 녹음기가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보이스레코더를 갖고 싶어 예스24를 뒤지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내 MP3 플레이어가 4만원대인데, 녹음기능이 없고아주 오래되었다. 오래되었는데 불구하고, 고장도 안 나고 참 좋다. Made in 인도네시아. 비록, 녹음기능은 없지만, 요긴하게 쓰고 있다. 아, 자꾸 딴 소리를 하고 있네.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1]은우리나라 시의 100년 동안 지어진 시 중에 가장 사랑받고 있을 만한 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 이형기의 낙화, 김수영의 풀,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 천상병의 귀천 등등등. 정말 대표적인 시들로만 구성된 시집이다. 그리고 거기에 정끝별 시인의 해설이 곁들여져 시를 읽는 재미가 배가 된다."우리는 누구나 가슴에 새를 품고 산다. 미지라는 한 마리 새를. 삶에 대한 자신의 의지 혹은 희망을 우리는 그렇게 부르는 것이리라. 그 새를 잊지 않고 간직한 사람은 미지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자이다. 그러나 미래의 새를 잃어버린 사람은 "겨울 바다"앞에 서기도 한다. 그곳은 절망의 끝 혹은 허무의 끝일 것이다." - p.48김남조의 <겨울바다>에 대한 해설이다. 정말 해설도 시 같다. 정끝별 시인은 예전에 한번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어쨌든. 정끝별 시인의 시를 아직까지 읽어본 적이 없다는 것은 교수님께 미안한 일이다. 이번 달에는 꼭 읽어봐야지. 절망의 끝에서, 다시 시작하자고."짜디짠 바다에 흰나비의 날개만 절 뿐. 삼월이어도, 바다가 푸르긴 해도, 바다는 꽃을 피우지 않는다. 나비의 허리에 초승달만 비친다. 삼월의 바다, 어린 나비. 초승달은 모두 이른 것들이다. 시작인 것들이다." -p.126김기림의 <바다와 나비>에 대한 쌈박한 해설. 해설에 해설을 더해, 해설이 나에게 왔다. 그래, 뭐, 나도 이제 시작이니까.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1>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시들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렸다. 정끝별 시인의 해설이 모두 다 정답일리는 없다. 그건 시에 대한 배신이다. 읽으면서 기존에 알고 있던 시들에 대해 새롭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명시가 왜 명시인지를 알게 해 주었다.놓쳤던 부분이 반드시 있을 것이므로, 꼭, 다시 한번 읽어보리라 다짐한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이다. 오늘 내게 시를 선물하고, 이 땅에서 필요한 모든 생산물을 생산해내신 분들에게 리뷰의 마음을 전한다. 좋은 세상이기를.
육당 최남선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효시로 우리 문단의 길을 꿋꿋이 걸어온 한국 현대시가 10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여 지난 1월 1일부터 5월 4일까지 조선일보에서 연재된 ‘한국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이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라는 타이틀 아래 정리되어 두 권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100명의 시인들이 시를 추천했기 때문에 문학사적 의미를 따지기보다는 입에 착착 붙는 다양한 시들이 소개되었다. 김소월, 한용운부터 김수영, 기형도를 거쳐 안현미, 김경주 같은 젊은 시인들의 시를 나란히 수록한 참신한 구성에, 정끝별·문태준 시인의 깊이와 재미를 아우르는 맛깔스러운 해설과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권신아·잠산의 감각적인 그림이 어우러져 시의 감동을 더해주고 있다. 전통적인 애송시와 함께 최근 발표된 시들이 맛깔스러운 여러 즐거움들과 함께 골고루 포함돼 있기 때문에 풍성함과 신선한 느낌을 함께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해 / 박두진
남해 금산 / 이성복
꽃 / 김춘수
사평역에서 / 곽재구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대설주의보 / 최승호
빈집 / 기형도
목마와 숙녀 / 박인환
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겨울 바다 / 김남조
귀천 / 천상병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잘 익은 사과 / 김혜순
광야 / 이육사
성탄제 / 김종길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저녁의 염전 / 김경주
그릇1 / 오세영
문의마을에 가서 / 고은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6은 나무 7은 돌고래, 열 번째는 전화기 / 박상순
쉬 / 문인수
향수 / 정지용
빼앗긴 들어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바람의 말 / 마종기
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바다와 나비 / 김기림
봄바다 / 김사인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 송찬호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 장정일
노동의 새벽 / 박노해
그리스도 폴의 강1 / 구상
생며의 서 / 유치환
칼로 사과를 먹다 / 황인숙
농무 / 신경림
진달래 꽃 / 김소월
반성 704 / 김영승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국토서시 / 조태일
투명한 속 / 이하석
보리피리 / 한하운
솟구쳐 오르기2 / 김승희
낙화 / 조지훈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철길 / 김정환
거짓말을 타전하다 / 안현미
감나무 / 이재무
인파이터 -코끼리군의 엽서 / 이장욱
맨발 / 문태준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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