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개미의 야성은 퇴화되고 있었다. 그리하여 산야에서초원에서 비탈길을 달리던 개미의 야성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비가 올 때면 집 주위에 흙을 애써쌓아 둘 필요도 없이 그들은 자연 비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천연 요새인 인간의 집에 같이 서식하면서 야서을 버리고 가축화되어 버려, 인간이 야성을 버림으로써 자연 획득하게된 단 것에 대해 함께 탐닉해 버린 것이다. 그들은 이미 야성을 버린 것이다. 대신 진딧물보다, 매미보다 더 편리한 대상을 발견해 낸 것이다. 이 동물은 스스로 이동하며 진딧물보다 더 많은 설탕을 마시며 먹고 있으며 그리하여 이 동물은 꽁무니로 당분을 배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당분이 되어 그들에게 먹이를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갈증을 채우기 위해 매미를 찾을 필요 없이 이 가공스런 동물이 마셔 대는 수분을 아주 조금만 빌려 온다고 해도 그들은 충분히 수분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개미들에게 진딧물과 매미에 불과하였다. 그는 분노를 느꼈다. - 본문 중에서 * 새로지은 아파트에 들어와 살게 된 남자. 한밤중에 사과를 배어물었다가 사과에 달라붙은 무수한 개미와 맞닥뜨리게 된다. 그들의 싸움은그렇게 시작되었다. 목표를 향해 집요하게 달려드는 수천마리의 개미와 맞닥뜨린 싸움...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서점에 갔더니 예전에 좋아했던 그의 단편 개미의 탑 이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잊고 지낸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웠다. 재미있는 소설인데 묻혀지내고 있었던 것인데...싶어서 말이다. 그러고 보며 최인호의 <개미의 탑>은 예전에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으나 왠지 스스륵 잊혀지듯 사라진 이야기들 중 하나였다. 익명성의 다수무리 개미떼와 그들을 어떻게 해서는 이기고 싶어하는 나, 우리는 이 거대한 도시의 한마리 개미일지 모른다. 그리고 이 거대한 도시는 결코 인간이라는 동물의 것이 아니다. 책을 훑어 보다보니 한수산, 최인호, 최인훈,오정희, 이경혜, 황석영, 김형경... 잊은 듯 아닌듯 예전에 신나게 읽어대던 소설가들의 이름이줄줄이 떠올랐다. 이 이야기는 한국어와 영어로 함께 되어 있다 외국에 우리나라의 재미난 이야기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많이 소개되면 좋겠지만 그리 사정이 좋지는 못한 듯 하다. 80년대 90년대 활약하던 작가들의 이야기들은 대개가 사라져 버리고 없는 듯 하니 말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 최인호씨의 투병 소식에 이 책이 새삼스레 다시 생각났다. 나에게 그는 많은 장편들보다 이 한편의 단편이 더 인상깊었는가 보다. - 허뭄
최인호의 개미의 탑 을 그림과 더불어 한영대역본으로 새롭게 엮은 책.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는 독신 남자의 집에 개미가 자주 나타나 그를 괴롭히자 남자는 개미와 싸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개미와 대립하면서 남자는 점점 개미의 집단 생활과 그 생태가 자신의 생활과 흡사함을 깨닫고, 일체화되어 가다가 결국에는 자신의 온몸에 설탕물을 바르고 누워서는 개미들의 제물이 되기를 기다린다. 각자의 개성과 자유를 억압당한 채 비인간적인 조직의 질서 속에서 돈과 쾌락만을 쫓아 질주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댓글